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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비오는 날의 동물원-달링하버 와일드라이프 시드니 <2012-02-02(2)>

요즘 정말 너무너무 덥다. 즐거운 취미인 여행일기 쓰는 것도 한 동안 쳐다보기도 싫을만큼 더웠다.

그래도 어제는 나름 입추라고 아침 저녁 바람이 그리 독하게 뜨겁진 않더라. 오늘은 더 나아진 것 같고.....

아직 더위가 떠나려면 멀었지만, 9월 초까지 낮더위는 어찌 보면 당연한 거겠지. 평년보다 훨씬 뜨겁다는 차이는 있지만..

비정상적으로 길었던 열대야만 진정된다면 그래도 한결 낫지 않을까.

 

1월 말~2월 상순 호주를 여행할 때 그 곳이 여름이어서 피부가 많이 탔는데, 몇달 정도 지나 어느 정도 진정되었나 싶더니만

한국의 여름 태양이 더 무섭게 타오르고 있다. 내 피부는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고..ㅎ

 2010년 11월에 호주 신혼여행 갔다 와서 탄 피부가 2011년 여름에 한국에서 더 타고

2012년 초 호주 여행에서 또 탄 피부가, 2012년 여름 한국에서 다시 타고 있으니

내 피부에게 6개월마다 여름을 경험시키고 있는 셈이다. 미안하다 미안해~~

정반대 계절인 곳으로 여행 가는 것이 신체리듬 상으로는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초큼 들지만, ㅋ

그래도 기회가 또 생긴다면 언제든 한국의 겨울을 피해 호주의 여름을 찾아갈 것 같다. 

 

아무튼, 시드니의 2월 2일은 요즘의 한국처럼 불타오르는 여름이 아니라,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부는 장마철같은 여름날이었다.

아쿠아리움 구경하고, 근처의 멋진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까지 마쳤는데도 날씨가 좋지 않아

아쿠아리움과 붙어있는 실내동물원인 와이드라이프 시드니에 가보기로 했다.

여름에 너무 큰 동물원에서 오래 돌아다니는 것은 별로일 듯 하여 신혼여행 때도 타롱가 주는 가지 않았었다.

그 때는 대신 페더데일 와일드라이프(http://www.featherdale.com.au/)라는,

가족들이 나들이하기 딱 알맞은 체험형 동물원에 갔더랬다.

여기선 동물들을 만져볼 수도 있고 먹이도 줄 수 있었다. 가족들이 피크닉할 수 있는 장소도 있어서 도시락도 먹었고.

그리고 서호주에 갔을 때도 캐버샴 동물원에 들러서 호주 동물들을 지겹게 봤기 때문에,

날씨만 좋았더라면 이번 여행에서 규모도 작은 시드니 와일드라이프에 굳이 갈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날씨가 별로 좋지 않거나,

일부러 시외에 있는 동물원까지 가고 싶지는 않고, 호주의 대표적인 동물들을 잠깐 보기만 하면 되는 경우라면

달링하버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은 이 와일드라이프 시드니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같다. (지도에서 7번에 있는 곳임)

직접 가서 입장권을 사면 35불이라는 극악무도한 가격이지만,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하면 24.5불 정도 하는 것 같고,

아쿠아리움이나 시드니타워 등과 함께 콤보로 구매하면 더 싸지는 것 같다. (티켓정보: http://www.wildlifesydney.com.au/tickets/)

 

우리는 오후 3시 45분부터, 5시 약간 넘을 때까지 약 한 시간 반 정도 이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들어가자 마자 눈길을 끈 것은 공처럼 몸을 웅크리고 나무 위에서 자고 있는 코알라.

얘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는데, 그게 칼로리가 너무 낮아서, 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하루에 한 20시간은 잠들어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이 날도 자는 모습만 보려나 했더니

 

 

남편이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하는 순간 고개를 푸시시 들고

 

 

나무 잎사귀를 입으로 가져가더니

 

 

빛의 속도로 먹기 시작.

 

솔직히, 가까이서 보면 그닥 귀여운 줄 모르겠다. 몸을 굴리고 자고 있을 땐 좀 인형같이 귀여운 느낌이 있지만...

아무튼 코알라의 나름 강한 생명의지 확인.

 

 

 

그 다음 만나게 된 것은 캥거루들.

사람들이 구경하는 곳은 지붕이 있지만, 캥거루들이 있는 곳은 지붕이 부분적으로 있다.

비가 내리니 바위 밑에 처량하게 웅크리고 있는 캥거루..... 부들부들 떠는 느낌도 들고. 엄청나게 안쓰러웠음.

애들이 대체로 나른하게 엎드려 쉬고 있는데, 쉬는 모습을 보니 캥거루 뒷다리가 얼마나 제대로 통뼈인지를 알 수 있었다.

저렇게 딱딱해 보이는 다리로 탄력있게 총총 뛰어다니는 것도 신기하다.

페더데일에서는 캥거루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은 훨씬 작고 귀여운 왈라비가 많이 있었고

햇살 퍼지는 마당에서 걔네들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주는 먹이도 열심히 받아먹었는데, 

여기에는 큰 캥거루가 훨씬 많았고 날씨 때문인지 애들 기분도 별로 안 좋아보이긴 했다.

 

 

이래저래 찍어보았던 듣보잡 동물들....ㅎㅎ 모두 중요한 존재들이겠지만, 그냥 내가 잘 몰라서....

왼쪽 맨위에 있는 애는 아마도 에뮤였던 듯. 그렇지만 이쁘지가 않아서 관심 밖이다.

 

 

 

아웃백의 강렬한 태양을 느끼게 해주는 동물원 내부. 저 크고 붉고 뜨거운 태양, 서울에서 지금 제대로 느끼는 중.

 

 

 

또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빗 방울 떨어지는 저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는 놈. 바로 바로

 

악어다~~~아까 위에서 보니 형태가 잘 보이지 않아,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투명 수조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가죽도 정말 단단해 보이고, 이빨도 섬뜩하다.

평생 1대 1로 만나는 일은 없을거다.

 

 

 

악어는 최고 인기 구가 중....

겁없는 열대어들이 악어 무서운 줄도 모르고,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악어가 쟤네는 안 먹나?

 

세 번째 호주 동물원 방문....심심하다면 심심할 수 있지만, 시간 때우기에는 매우 적절했다. 코알라와 캥거루는 다시 봐도 귀엽고^^

 

와일드라이프시드니 간단 포스팅 끝.

 

다음에는 이날 점심과 저녁을 먹었던 레스토랑과 샅샅이 뒤지고 돌아다녔던 시드니 쇼핑장소들에 대한 포스팅을 올려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