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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레스토랑 & 쇼핑할 곳 & 스타시티 카지노 <2012-02-02(3)>

1. 2월 2일 점심 먹은 곳: Bungalow 8

 

바람도 쌀쌀하고 비도 추적추적, 여름같지 않은 여름날이었던 2월 2일.

시드니 아쿠아리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우리는

모처럼 좀 근사한 곳에서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해 보자며

달링하버 주변에 있는 "푸드코트"가 아닌 "레스토랑"들을 둘러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 약간 경제관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던 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낙찰을 본 곳은, Bungalow 8이라는 레스토랑.

시원한 빗소리를 들으며 여유있게 앉아 있을 수 있어보이는 소파형 좌석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지도에서 6번으로 표시된 곳에 위치해 있음. 비오는 평일 오후 2시여서인지 식당은 매!우! 한적했다.

 

식당 안쪽에 꾸며진 바. 밤이 되면 나름 분위기 있을 듯.

 

 

시장했기 때문에 열심히 주문부터 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길게 느껴진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홍합찜($22)과 Fish&Chips(24.5)+스프라이트($4). 착한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여행 중반,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싶어서 이 곳엘 왔으니 궁시렁대지는 않기로 마음먹었다.

 

즐겁게 식사를 흡입한 후, 플랫화이트 한잔을 시켜 신랑과 나누어 먹었다. 호주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플랫화이트는

에스프레소 샷이 추가되어 좀더 맛이 진하고 우유 거품도 더 풍부하게 느껴졌는데,

솔직히 여행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날 마셨던 플랫 화이트의 맛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몇주 전 을지로 폴바셋에서 까페라떼를 마셨을 때의 감동만 기억날 뿐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조용한 레스토랑에 앉아 하염없이 빗줄기만 보고 있자니, 여행이 왜 좋은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번잡한 일상사는 저기 멀리 북반구에 던져두고,

나에게 아무 의무도(먹은 음식 값은 지불해야 할지라도) 지우지 않는 남의 나라 낯선 곳에 앉아 있으니

한국에 자주 오는 비도, 특별할 것 없는 배도, 대단할 것 없는 항구도 모두가 다 사랑스러운 존재로 다가왔다.

커피맛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커피를 마시면서 열심히 여행일지를 적던 그 시간의 고즈넉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지키며 여행 도중의 쉼을 만끽했다.

 

 

저 석상은 뭘까. 레스토랑 컨셉이 이스터 섬쯤 되나? 난해한 느낌

 

 

2. 2월 2일 저녁 먹은 곳: Golden Century Seafood Restaurant

 

5시에 와일드라이프 구경을 마친 후에도 비는 계속 왔다.

그래도 우리는 굴하지 않고 30분간 저녁 일정의 동선을 짠 후 천천히 걸어서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했다. 

 

 

Goulburn St.와 Dixon St. 가 만나는 곳에 있는 차이나 타운 입구.

Dixon 스트릿과 그 옆의 Sussex 스트릿을 중심으로 차이나 타운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차이나타운 곳곳 상점에서 틀어놓은 노래들은 거의 대부분 K-pop이었다. 좀 놀랬음.

 

 

차이나타운 중에서도 우리가 찾아간 곳은 Golden Century Seafood Restaurant. 지도상에선 8번으로 표시되어 있다.

 

 

역시 가이드북 소개를 보고 찾아갔던 곳이다. 현지에서는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믿는 수밖에

 

 

가이드북에서는 저렴한 음식도 있으니, 부담없이 들어가 보라고 써 있었는데....

물론 저렴한 음식도 있긴 있지만 저렴한 음식만 시키기는 또 좀 그랬다... 먹고 싶은 것들은 다 비싼 음식들.

결국 먹게된 음식의 조합은 스프링롤($6) + 사천식 매운 새우요리 ($30) + 양춘(?)누들수프(4.8$)

거기다 저 차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줘놓고서는 3불을 더 받았다.....네네, 알~겠습니다. 

 

 

3. 시드니에서 쇼핑을 한다면 둘러볼만한 곳들.

 

사실 딱히 사고 싶은 물건은 없고, 있다 해도 한국에서 사면 더 싼 경우가 많지만,

건물구경, 디스플레이구경, 거리구경, 기타등등 그냥 구경 차원에서

시드니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쇼핑몰들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동선: World Square(위 지도에는 보이지 않음. 지도상에 있는 곳들보다 더 남쪽에 있음) ->더 갤러리즈빅토리아->퀸빅토리아 빌딩

->마이어->스트랜드 아케이드->Westfield 순서로 둘러보았다.

 

 

월드스퀘어. 그냥 현대적인 몰이고, 별 특색은 없어보였다.

 

그냥 여기는, 모노레일이 다니는 월드스퀘어 역이 있다는 느낌 정도만 남아 잇다.

 

낮에 보면 대충 이런 느낌의 동네.....

 

 

월드스퀘어는 대충 훑어만 보고, 북쪽으로 더 올라왔다. Saint Andrew's Cathedral이 보였다.

수요일 저녁 6시에 Healing Service라고? 여기도 힐링이 대세로군...

 

 

 

그리고 타운홀도 지나갔다. 이 곳은 나중에 혼자 다시 방문했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Galeries Victoria라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처럼 보이던 몰.

사람들로 북적이던 Wagamama라는 레스토랑과 Freedom이라는 가구샵이 나름 인상적이긴 했다. 그렇지만 역시 특별할 건 없었다.

 

세 번째로, 장장 30분!!이라는 긴 시간을 ㅎㅎ 투자해서 구경하였던 퀸 빅토리아 빌딩. (QVB) 3~4층 규모의 백화점인데, 건물의 가로길이는 짧지만, 남북으로 꽤 길게 뻗어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클래식한 외관과 내부 때문에 굳이 뭘 살 필요가 없어도 들르게 되는 곳.

지난 신혼여행 때는 시간이 없어서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만 했는데, 이번엔 좀 자세히 구경할 수 있었다.

저번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고,

이번에는 음력설(여기 사람들은 차이니스 뉴이어라고 부르는) 때문에 온통 빨간 등과 천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난 저렇게 촘촘하게 타일이 깔린 바닥이 참 좋다. 잘못 깔면 되게 촌스러울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래도 제법 많은 물건들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어머님이 제대로 된 무스탕 코트가 하나 있었으면 하시던데 저 코트는 어떨까?

이 어그부츠 정말 이쁘긴 한데 너무 공주풍인듯.....

이 가방 동생 출퇴근 용으로 하나 사주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뭐 이렇게 생각만 했다는 거다^^

평범해 보이는 코치 가방 580불, 캠퍼에 괜찮아 보이는 운동화 250불, 디자인이 예쁜 어그부츠는 250불 정도....

나름 괜찮은 브랜드들이 몰려 있어서 아이쇼핑하기는 나쁘지 않은 곳이지만, 가격만 보면 한국이나 홍콩에서 쇼핑하는게 훨씬 나은 듯.

사실 내가 물건 가격을 잘 모르긴 하지만서도...^^;;

 

호주 유통업계에서 나름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마이어.

들어가보긴 했는데 디피도 촌스럽고 건물만 컸다. 우리나라 보통 백화점이 훨씬 나은 듯. 대충 둘러보기만 했다. 

 

건물 내부를 관통하는 자그마한 통로를 따라 형성된 스트랜드 아케이드. 지도에서는 13번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가 갔ㅇㄹ 때는 파장 시간이어서 거의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꽤나 예쁜 상점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에 호주 여행을 다시 오게 되면, 한 번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마지막으로 피트스트릿몰에서 웨스트필드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어그부츠랑 가방 몇 개의 가격을 확인해 보았는데,

내 기준에서 착한 가격에 해당하는 물건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QVB보단 쫌 싼 어그부츠가 몇개 있긴 했는데 덜 예뻤다.

결국 여기서도 시드니 타워 입구만 미리 확인하고 도로 내려왔다.

그런데 마지막 사진, 저 아저씨 이마에 화살이 박힌 것처럼 찍혔다. 원래 그냥 시드니 타워 입구 방향 알려주는 포스터 화살표인데....

 

4. 소소한 즐거움으로 만족할 수만 있다면, 카지노도 괜찮다!! 스타시티 카지노

 

 

밤 9시쯤, 쇼핑을 마친 후 버스를 타고 Capitol Square까지 간 다음 라이트 레일로 갈아타고 우리가 찾아간 곳은

 

 

바로 카지노 역.

 

 

일확천금의 꿈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소소한 즐거움을 맛보고자 스타시티 카지노에 갔다.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

내부는 촬영 금지였다. 보안요원들이 여권을 확인한 후 우리를 들여보내 주었다. 들어가서는 우선 회원가입을 먼저 하고

카드게임 이런건 당연히 할 줄 모르니 그냥 땡기면 뭐가 막 돌아가는 슬롯머신을 좀 시도해 보았다.

남편은 카지노가 처음이고 난 라스베가스에서 가본 적이 있긴 있는데 그래도 도대체 뭘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더라.

옆에 있는 중국인 아주머니들이 뭐라뭐라 알려주셔서 겨우겨우 했는데

결과적으로, 남편과 나는 각각 5불씩 투자해서 남편은 14불, 나는 10.35불을 건지고 나왔으니

우리 부부의 순익 합계가 14.35불이었다. 나름 커피 세잔 값 정도 벌었다며 즐거워하며 얼른 빠져나왔다.

따는 그 때가 바로 그만둘 때이다. 5불이면 5불, 10불이면 10불, 재미로 하다가 잃어도 크게 열받지 않을만한 액수를 미리 정해서 딱 그만큼만 가지고 놀다가 나와야지, 욕심부리면 안될 것 같았다. 좀 따는 것 같으면 바로 그만두고, 잃으면 잃는대로 그만둬야 한다.

 

돈 딴 기념으로 나오자마자 사진 한 방. 아름다운 밤이었다. ㅎ

 

그치만 이 곳에 여권을 두고 나오는 큰 실수를 하는 바람에, 결국 4일 후 아침에 다시 방문해서 여권을 도로찾아와야 했다...ㅋㅋ

사진은 한적한 아침, 카지노 내부를 몰래 찍어본 것. 그치만 어차피 어두워서 잘 안 찍힌다.

여권은 보안팀 직원분들이 아주 잘 보관해주고 계셨다.

어차피 정액권으로 차표 끊어서 차비가 더 들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딴 돈 도로 차비로 날릴 뻔 했다.

 

 

아무튼 2월 2일은 아쿠아리움/와일드라이프를 방문하고 레스토랑 2곳, 쇼핑몰 여러곳, 카지노 등등을 둘러보면서

나름 열심히 시드니 시티라이프를 즐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