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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비가 계속 오면 다른 도시로, 뉴캐슬. <2012-02-03(1)>

그간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다. 한숨 돌리며 피로를 푸는 도중, 묵혀 두었던 여행 일지 정리가 생각남.^^

생각과 마음이 복잡할 때, 여기서 이렇게 좋은 추억을 정리하는 게 의외로 도움이 된다.

 

 

2월 3일 금요일. 아침에 아주 일찍 깼다. 여전히 흐리고 습한 날씨.....다소 힘이 빠졌다. 남편은 약간 우울해 하기도.

선배님 댁 아기들은 부지런해서 엄마 아빠보다도 일찍 일어나 엄마를 찾고 있었는데

내가 먼저 일어나 움직이니 애들이 당황하는 것 같았다. ^^;; 미안~~

 

 

 미술관/동물원/수족관/각종 쇼핑몰과 백화점/카지노 등등 실내에 있는 명소들은 대충 가보았다.

더는 흐린 날씨에 시드니에서 할 일이 없다. 그래서 기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뉴캐슬에 가보기로 했다.

7시 30경 샤워하고 짐을 챙겨 오전 8시 30분 경 집을 나서서, 9시 조금 넘어 시드니 센트럴 역 도착.

9시 15분에 8번 플랫폼에서 뉴캐슬행 열차가 출발하는 것을 확인한 후, 황급히 헝그리잭스에 가서 소세지&에그 머핀($3.35)과 베이컨&에그머핀($3.35), 해시브라운 하나($1.6), 롱블랙커피 1잔(2.9$)을 샀다. 그런데 돈은 8.3불밖에 안 냈다.

커피는 모닝세트 포함인가? 그렇다면 세트를 두 개 시킬 걸 그랬나...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 물어보고 얼른 기차 타러 뛰어 갔다.

커피 내리는 시간 오래 걸려서 기차 못탈 뻔 했네.

 

 

촉촉한 습기를 머금은 아침 풍경을 보며 따뜻한 아침 식사로 시작하는 기차 여행. 나쁘지 않다.

도와주지 않는 날씨로 인해 가라앉았던 마음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다.

 

2010년 신혼여행 때는 블루마운틴을 기차 당일여행으로 다녀왔는데, 뉴캐슬 가는 길에도 그 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다.

시외로 나가는 기차나 시내에서 타는 기차나 모양은 별 차이가 없지만,

왠지 시외로 가는 기차가 더 깨끗하고 넓고 쾌적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가 똑 똑 떨어지며 유리창에 맺힌다. 제발 뉴캐슬 날씨는 좋기를.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 만나게 된 아름다운 강과 호수들. 이런 곳엔 어김없이 여러 대의 요트가 정박해 있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Hawksburry River 근처인 것 같다.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 가끔씩 보게 되는 교외의 주택들은 평화로워 보였고, 어디나 숲은 울창했다.

 

 

조용히 여행을 즐기는 분들이 많아, 나도 저화질 무음모드로만 조용히 사진을 남겼다.

 

 

 

오후 12시 12분. 3시간이 조금 못 되어 기차는 뉴캐슬에 도착. 기차역에서 바로 항구가 보인다. 뉴캐슬 지도와 이 날의 동선은 여기에.

 

 

우리가 타고 온 기차. 데려다 줘서 고마워~~~

 

 

돌아갈 때를 대비해 시드니행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둔 후, 바로 시내 구경하러 나갔다.

 

 

여기도 날은 흐렸지만, 그래도 약간은 햇빛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위안이 되었던 것은, 시드니에는 이 때 비가 오고 있었다는 것. ㅎㅎ 오길 잘했어~~

Wharf 로드를 따라 걸으며 항구를 잠깐 구경했다.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조용해서 좋았다.

 

 

 

쭈욱 걸어서 가려는 곳은 저 멀리 Nobbys Head에 있는 멋진 등대.

이 등대로 가는 길 왼편은 아까 지나온 항구쪽으로 들어가는 길이라 물빛이 다소 탁하다. 그래도 여기서 낚시하며 노는 사람들이 있었다.

 

 

오른편은 이렇게 확 트인 바다. 여기 Nobbys Beach에서는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서핑 강습을 받고 있었다. 다리가 참 길더라.

 

 

 등대로 걸어가는 길. 항구를 향해 들어가는 배에 "씨폴라리스"라는 한글이 적혀 있다.

 

 

등대를 향해 가는 길은 꽤나 길었는데,

 

 

그래도 가면 경치가 좋을 것 같아서 쭈욱 걸어갔더니

 

 

매매월 1,3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만 개방한다고 길 끝에서야 안내를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이것들아, 산책로 초입에서도 좀 안내를 해주지 그랬니?? 나만 못 봤나?

 

 

다시 터벅터벅 되돌아오는 길.

꽤 많이 걸어왔었구만.

 

그런데 저 가족들은 왜 깨끗한 Nobbys Beach 놔두고 약간 탁해 보이는 항구쪽 바다에서 노는 걸까?

 

나중에 보니 이쪽이 개를 산책시키면서 놀 수 있는 해변인 것 같았다.

 

개들이 아주.....사람보다 커서 너무 무서웠다는.

 

반대편 깨끗한 Nobbys Beach. 아까 물에 들어가던 아가씨들은 열심히 파도에 몸을 맡기는 중.

아이고~~부럽구나요!! 날씨가 맑았다면 더 아름다웠을 해변이지만 이 때도 모래와 물빛, 하늘빛이 너무나 고왔다.

구린 것은 내 사진일 뿐. 뉴캐슬은 죄가 없어요.

 

 

노비스비치를 본 후 해안도로를 따라 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저기 저 아이는 말고도, 아기를 데리고 나온 가족이 몇몇 있었는데

어떤 가족은, 난간이 있다고는 해도 절벽가나 다름 없는  이 곳에서 애들을 너무 풀어놓아 위태로워 보였다.

실제로 어떤 애기는 난간쪽으로 막 가기도 하고 위험한 장면도 몇 번 연출되었다. 내가 막 소리지르고 난리...

그렇지만 막상 부모들은 쏘쿨. 노워리.

 

 

 

일단 방문기념 샷 한 장.

 

 

 

바다를 따라 걷는 이 길이 참 좋았다.

맑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길지 않은 역사라서, 더더욱 그 역사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역사적 의미가 담긴 곳에는 이렇게 안내판도....

그러나 읽기엔 머리가 아파서 나는 패스.

 

 

이렇게 걷다가 도착한 곳은 New Castle Ocean Baths

 

 

 

 

바닷가에 만들어놓은 무료 야외수영장이다. 햇빛만 좀더 쨍쨍해서 더웠으면 나와 신랑도 여기 들어갔을텐데...

그런데 이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흐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수영을 즐기고 있다. 우리보다 몸에 열이 많은가봐.

 

 

수영장 바로 옆에 펼쳐진 Newcastle Beach.

 

 

 

해안도로를 따라 산책하는 것은 여기 뉴캐슬비치까지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기차역 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역 가는 길. 소박한 동네.

 

걸으면서 바다 구경하고, 조용한 시내 구경하는 기분도 나쁘진 않았는데, 문을 연 가게도 별로 없고 지나치게 조용해서 더는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헌터밸리라도 다녀와볼까 하고 뉴캐슬 역 옆의 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았으나,

오후 3시 반에나 출발하고, 가는데 1시간 반이나 걸린다는 말에 그냥 포기했다.

 

 

 

혹시나 뭔가 더 있을까 하여 까페/레스토랑도 많고 그나마 제일 번화한 곳이라는 Darby 스트릿쪽에 가 보았지만, 별 것 없어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Darby 스트릿 근처에 있는 Civic역(뉴캐슬 역이 종점, Civic 역은 뉴캐슬 바로 전 역)에서 시드니행 기차를 타고 중간에 패시펀 역에서 내려 매쿼리 호수를 구경하기로 했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좀 유니크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문 연 곳이 없어서 그냥 Civic역 근처 서브웨이에서 점심 해결

메뉴는 Double Deal: 6인치 샌드위치 2개와 콜라1병 물 1병-총 9.5$. 그래도 저렴하게는 먹었구나.

 

이날 오전 뉴캐슬에서의 일정은 정보 부족 탓에 다소 허술하게 진행되긴 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바다와 등대가 있고 저녁이 되면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도 문을 많이 연다고 하니

시간과 날씨만 잘 알아서 오면 좋은 나들이 장소가 될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