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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요즘 대세 힐링 여행! 호주 시골마을 토론토에서 매쿼리 호수 만나기 Lake Macquarie <2012-02-03(2)>

 

<구글 스트릿 뷰로 캡쳐한 맥쿼리 호숫가 사진. 딱히 이 사진이 좋아서 캡쳐한 것은 아니고,

스트릿뷰를 보다 보니 왼쪽에 비닐로 방풍막을 쳐 놓은 저 까페에서 차를 마셨다는 것이 기억나서 한 번 캡쳐해 보았다. :-)

그나저나, 이 호수조차도 맑은 날에는 더 예쁘구나....>

 

 

 

예정보다 일찍 뉴캐슬 구경을 마친 우리. 이대로 시드니로 돌아가긴 너무 아쉽고 시간도 좀 어정쩡했다.

그래서 정한 이 날의 두 번째 행선지는 Toronto(캐나다 아니죠.)라는 마을.

이 곳에서 아름다운 Macquarie 호수를 구경하며 평화로운 산책을 해 보기로 했다.

뉴캐슬과 시드니에선 바다를 실컷 볼 수 있지만 숲으로 둘러싸인 넓고 깨끗한 호수를 볼 수는 없으니까.(있나? ㅎㅎ 모르겠네요.)

 

 

가는 방법은 매우매우 간단했다.

1. 기차타기: 우선 뉴캐슬에서 시드니 가는 길에 Fassifern 이라는 작은 역에서 내린다.(지도에 A라고 표시된 곳)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경우, 반대로 뉴캐슬행 열차를 타고 가다가 내리면 됨. 단, 이렇게 작은 역에는 모든 기차가 서는 것이 아니니

미리 몇시 차를 타야 Fassifern 역에서 내릴 수 있는지를 알아두어야 한다.

우리는 뉴캐슬 바로 다음 역인 Civic 역에서 2시 50분 열차를 탔는데, 위에 보이는 2량짜리 작은 완행열차였다. 너무너무 귀엽고 신기했음. ㅎㅎ 두 칸짜리 열차라니~~ 여행할 때는 이렇게 별 것 아닌 것이 다 재미있고 즐겁다.

객차 내부는 약간 낡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ㅠㅠ

완행이라도 그렇게 느리지는 않아서 30분 정도 후에 패시펀 역에 도착했다.

 

 

 

 

 2. 버스타기: 패시펀 역에서 역무원에게 "매쿼리 호수를 보고 싶어요. 토론토(지도에 B라고 표시된 곳)에 어떻게 가면 되죠??"

라고 물어보면 너무나도 너무나도  친절하고 알기쉽게 토론토 가는 버스 번호와 정류장을 알려준다.

역 앞 주차장, 왼쪽 전봇대 옆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탔던 것으로 기억함. 버스 번호는 아마도....음....271번이었지??

쿨럭...이게 기억이 안나다니......

이 버스는 기차역과 Toronto를 연결해 주는 train bus 개념이라 기차 시스템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드니에서 쓰던 1주일짜리 Mymulti로 커버가 되었다.

 

 

 

3. 마지막-그저 호수를 즐기면 그만.

 

3시 37분쯤 버스를 타고 딱 10분을 달리고 나니 버스 아저씨가 우리를 호숫가 마을인 토론토에 내려 주셨다.

정류장에서 조금만 내려가니 바로 호수가 딱 나타났다.

호수는 날이 흐려도 아름답다.

실크처럼 결이 고운 호반이 은빛으로 빛나는 모습은 푸른 하늘 아래 파랗게 빛나는 호수 못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

바다는 맑은 날에야 제 맛인 것 같고...ㅎㅎ -.-;;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

사실, 이날 4일 연속 흐린 날씨와, 지나치게 조용하기만 했던 뉴캐슬의 모습 때문에 우리 남편이 많이 우울해 했는데

여기 와서 뭔가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해야 할까??

아름다운 경치를 차분히 즐기면서 우리 둘이 함께 이 곳을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을 감사했다.

 

시끌벅적함과는 거리가 먼, 조용하고 아늑한 호수의 모습. 날이 흐리긴 했지만, 음산함과는 거리가 먼 평화롭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물론 맑은 날 주말이었다면 여기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시끌벅적했.....겠지??

 

팜플렛에 많이 나오는 유명한 곳 같은데 이 날은 거의 우리 둘이 전세 낸 듯 조용한 호숫가였다.

 

 

 

즐겁게 호수를 거닐다가,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길 가의 가페에 들어갔다.

아까 맨 위 사진에 보이던 까페인데, 까페 이름은 구글 스트릿뷰와는 달랐다. 주인이 바뀐건지....

아무튼 이 때 까페 이름은 Felici Mi

여유로운 오후 한 때, 낭만적인 호숫가 데이트에 적당해 보이는 분위기였다.

 

 

카푸치노와 핫초코 한 잔. 그나저나 사진으로는 무엇이 카푸치노인지 알 방법이...

호주가 음식값은 비싸도 커피값은 오히려 한국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호숫가, 이런 뷰를 가진 까페에서 저렇게 두 잔 마셔도 7불밖에 들지 않았다.

 

 

흐리고 습한 날은 원래 커피 맛이 좋은데, 아름다운 매쿼리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의 향은 정말 좋을 수 밖에.

정말로 기분이 급 좋아진 우리는 서로의 사진을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

화장기 없이 초췌한 모습으로 찍혔다 해도(사실 이건 여행지라서가 아니라 내 일상이 그러하지만) 마음 가득 만족함을 느끼고 있을 때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다시 그 사진을 보며 그 때의 내 즐거운 기분을 떠올릴 수 있어 좋다.

그나저나, 정말 쌔까맣게 타버리고 말았군.

돌아오고 몇 달 있으니 한국의 무지막지한 여름태양에 또다시 노출되어, 내 피부는 회복의 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한 겨울에 여름 나라로 떠날 때의 자유로움과 홀가분함을 생각하면

다음 겨울에도?? 하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한동안 커피향을 음미하며 즐거운 둘만의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호숫가로 내려가 보았다.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바람과 함께 얼굴에 들러붙은 머릿결로 인해.......실풰.

 

 

 

저 배 한 척 내 것이었으면.....하하하 결코 소박하지 못한 소망.

 

하룻밤 머물고, 이튿날 이른 아침 호숫가를 산책하고 가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동네였지만

절제의 미학을 아는 우리는 ㅎ, 다시 패시펀 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올라왔다.

 

동네가 한국 시골읍내마냥 작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을 찾는게 어렵지도 않고, 또 방향이 헷갈리면 물어보면 그만이다. "패시펀?" 하고.

5시 19분 버스를 타고 10분 후 패시펀 역 도착.

 

 

 

 

원색의 대비가 선명한 기차역. 약 2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사진도 찍고 여행 일지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일기 쓰는 데 온통 정신을 집중하는 나.

 

갑자기 센티멘탈해진 남편.

 

 

 

5시 50분. 기차를 타고 패시펀에서 시드니를 향해 출발했다.

 

이렇게 감상에 젖을 수 있었던 시간은 아주 잠시.

 

시드니 센트럴 역까지 가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정말 별 일이 다 있었다.

Wyong 역을 지날 즈음부터 미친 듯이 떠들어 대는 한 무리의 대학생들. 그들은 1층에 있었고 우리는 2층에 있었는데

정말 엄청난 고성방가로 인해 도저히 편히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저번 신혼여행 때 블루마운틴 다녀올 때도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떠들어대던 호주 대학생 애들이랑

2시간 내내 인도말로 통화하던 어떤 여자 때문에 힘들었었는데...

공중 도덕 따위는 강아지 반찬인 걸까, 여기선?

 

그리고 우리 칸에 앉아계신 할머니는 약간 마음에 병이 있으신 것 같았는데

웅얼대는 목소리로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이거 한 문장 알아들었다.)....

라고 외치시며 정신 없이 무언가를 계속 낭독하고 계셨다.

무서웠다. -.-;;

 

그렇지만 돌아오는 길에도 경치는 아름다웠다. Hawksburry River를 지날 때는 다시금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기도 했다.

하얀 김이 깊은 숲 속에서 피어오르고, 울창하고 이국적인 숲들은 크고 넓은 강, 흐린 날씨와 아주 잘 어울렸다.

그런데 사진이 없네? 엄청난 소음 때문에 셔터 누를 힘도 없었나보다.

 

 

 

저녁 8시가 넘어 센트럴 역에 도착했다. 바로 라이트 레일을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금요일 밤이면 Dixon 스트릿은 중국의 야시장처럼 변하나보다.

길거리를 가득 매운 Night Market의 여러가지 먹을 거리들 중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닭꼬치 한 개(3불)를 우선 먹어 보았다.

나는 길거리 음식만으로 배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했는데, 남편이 닭꼬치를 먹더니 갑자기 스테이크 생각이 간절하다고 해서 다시 Scruffy Murphys의 저렴이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나는 고기 안 좋아해서 남편 것만 한 접시 시켰다. 갑자기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가 생각나는데 나는 정말 고기 싫어함.

여기서 스테이크와 음료수(음료수 꼭 시켜야 한다.)를 하나씩 시키면 총 10.5불 정도.

스테이크 양도 적당하도 꽤 맛있는 편인 것 같다. 곁들여 나오는 감자도 맛있고 한국에서 몇만 원 주고 먹는 스테이크들보다 훨씬 나음.

 

그리고 다시 차이나 타운으로 돌아와서 오징어 꼬치(무려 6불. 스테이크보다 조금 싼 길거리 음식...헐.)를 사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 동안 뉴캐슬에, 매쿼리 호수를 둘러보고 차이나타운 야시장까지 구경했던, 재미있고 알찼던 하루.